방금 떠나온 세계

yrohh 2022. 1. 1. 17:17

: 시각, 촉각 혹은 지각 그리고 후각

  마리의 춤, 로라, 숨그림자 모두 2019년에 발간된 것으로 보아, 당시 '감각'에 꽂히셨던 게 아닐까 싶다. 세 작품의 소재의 성격이 다소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바로 붙어있다 보니 각 장의 또렷함이 조금 덜 느껴져 아쉽기도 했다.

 

 

: 챕터별 생각💭

 

최후의 라이오니

  '불멸인'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영화 <아일랜드>가 떠올랐다. 정확히는, 자신의 복제를 만들어 몸을 교체해가며 불멸을 취한다는 부분에서. 머지않아 그러한 행위도 기술적으론 가능하지 않을까? 그리고 책에서처럼, 생명윤리와 같은 문제로 아주 뜨거운 논쟁이 일겠지.

 

마리의 춤
  사람은 실제로 시각 정보에 많이 의존한다고 하는데, 그렇기에 놓치고 있는 정보도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일하게 직립보행과 언어, 그리고 도구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시력은 낮아도 다른 감각들이 인간에 비해 월등히 발달한 다른 종들을 생각해보면, 어쩌면 아직은 최적(?) 혹은 최고의 진화 단계엔 도달하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 만약 고도로 발달한 인류 진화 시뮬레이션 같은 게 있다면, 특정 감각이 뛰어난 사람 위주로 진화 형태를 관찰해보고 싶다.

 

로라

  사랑과 이해는 같지 않다는 말을 이렇게도 전할 수 있구나 싶었다.

 

사랑하지만 끝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신에게도 있지 않나요.

 

차라리 이해보다는 '존중'이, 사랑에 필요한 요소가 아닐까, 하는 생각.

 

숨그림자
  냄새를 의미로 분류할 수 있다면, 좋아하는 향을 지금보다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지 않을까?

냄새가 언어가 된다면 분명 좋은 점도 많겠지만, 낭만을 생각했을 때(😂) 아련한 순간이 분명하게 떠오르는, 냄새의 현 기능이 사라져 마냥 좋지만도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마지막 부분에서 냄새 자체로 인한 회상은 아니지만, 냄새의 의미를 통해 조안과의 순간을 회상하는 모습을 보면, 그다지 상관없어 보이기도...🤣

 

오래된 협약

  다른 장보다 유독 기억에 남는 장이었다. 서로 말 못 하는 각자의 상황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과 모르기에 함부로 상대방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는 것(물론 알아도 이래라저래라는 안 되지만!)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지구인이 벨레타인을 동정하며 설득하려 했던 건, 오브와 벨레타인과의 오랜 약속을 몰랐기에 그랬던 거지만, 사실 동정한다는 것도 지구인의 시간을 기준으로 벨레타인을 생각했던 거라, 어쩌면 동정조차도 선 넘는 행동은 아니었을까? 나였다면, 아마 별반 다르진 않았을... 테... 지?🤔


아득한 시간을 순간처럼 이야기하는 것이 우주 여행자들의 습관이라던가요.

 

아득한 시간을 순간처럼 이야기한다는 말이 무언가 낭만적이면서도 조금은 애달팠다. 그리고 우주와 시간이라는 키워드에 영화 <별의 목소리>가 생각나기도 했다. 그래서 한 번 더 본 건 안 비밀.

 

인지공간
  지난번의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 있던 내용이라 패스:)

 

캐빈 방정식
  분명… 무언가 심오한 뜻이 있던 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그리고 신경의 전달이 늦어 의사소통에 텀이 생긴다는 게 이해가 될 듯하면서도 아리송했다. 같은 시간에 살지만 서로 다른 시간에 있다는 것, 디게 어렵네...😙

 

: Danke(요즘 아부지 유행어)

  ㅈㅎ의 언급 덕분에 읽게 된 작가님의 따끈한 신작! 이번 작품에서도 작가님 특유의 공대스러움과 감성의 조합을 느낄 수 있었다. 소설을 읽으며 글에서 묘사하는 모습을 내 마음대로 그려볼 때가 가장 즐거운데, 작가님 글에는 그러한 요소가 넘쳐나 좋다. 그래서 매번 재미나게 읽히나 보다.😀

 

다음 작품도 출간되자마자, 후루룩! 읽어버려야지ㅎ

 

ㅈㅎ야 고맙따!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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