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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

by yrohh 2024. 8. 9.

1.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소설

  첫인상은 좋지 않았다.
목차의 꾸미다 만 듯한 배열과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장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도 몰입감 하나는 처음부터 '뭐지?' 싶을 정도로 좋았다.

  중반쯤 읽고 나서야, 인물과 서사에 입체감이 생기면서 글이 술술 읽히기 시작했고, 어느덧 웃음이 나오고 목이 메기도 하면서,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다. 이때부턴가, 흥미로운 인물, 자연스러운 흐름, 깊이 있는 문장에 작품에 대한 인상이 완전히 뒤바뀌었던 것 같다.
 
  읽을수록 새롭지 않은 책이 어디 있겠냐마는, 이 소설은 유독 한 번으로는 부족한 느낌이었다. 마치 3차원의 다면체 같달까. 관점에 따라 정말 다양한 면(인상)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 인상 깊었던 구절

  이십대란 나이는 무언가에게 사로잡히기 위해서 존재하는 시간대다. 그것이 사랑이든, 일이든 하나씩은 필히 사로잡힐 수 있어야 인생의 부피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이다.

  나는 몹시 궁금했다. 그가 나영규이든 김장우이든 아니면 전혀 다른 사람이든 간에, 이 사람과 결혼하고야 말겠어, 라는 결심은 언제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 지금 결혼하여 살고 있는 다른 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그런 결심을 하게 된 것일까.

  쑥부쟁이 종류나 감국이나 산국 같은 꽃들도 사람들은 그냥 구별하지 않고 들국화라고 불러버리는데, 그건 꽃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야. 꽃을 사랑한다면, 당연히 그 이름을 자꾸 불러줘야 해. 이름도 불러주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냐.
 
  더 이상 누구의 도움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은 어머니가 시장에 좌판을 벌이고 양말을 팔기 시작하면서 아버지의 건달 생활은 아주 안정적으로 무르익어갔다.

 
 
3. 끝으로
 
  베스트셀러에 있어도 매번 지나치기만 했었는데, 이렇게 재미있는 소설이었을 줄이야. 고마워 ㅅㅎ아😉
이 책은 정말로 한 번 더 읽어 봐야겠다. '어떤 관점으로 읽힐지'가 너무도 궁금하니까.
 
끗(오랜만의 리뷰라 하마터면 끝이라고 쓸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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