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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어휘력

by yrohh 2021. 10. 10.

 '어른'과 '어휘력(말)', 이 낱말의 조합이 눈에 들었다.

보통은 책을 대출하기 전에 대충이라도 읽어보며 책의 메시지나 내용 등을 보고서 빌릴지를 결정하는데, 이 책은 그냥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그러한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대출하여 읽어보게 되었다.

 

 다 읽고 난 지금,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단어들 혹은 사실들보다, 간간이 웃음 짓게 했던 저자의 문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어쩌면 알게 된 내용들을 하나하나 기억하는 것보다, 단순히 '웃겼던' 때가 기억하기 쉬운 거라 그런 걸 수도 있지만!).

 

 이 책의 소재가 어휘인 때문인지, 책 전반에서,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다양한 단어들을 볼 수 있는데, 그러한 단어들을 보면서, 확실히 어휘력이 좋을수록 상황이나 감정들을 보다 섬세하고 자세히 묘사하거나 수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뷰를 쓰면서 항상 느끼는 건데ㅡ내 어휘가 다소 부족하다는 사실을ㅡ, 저자의 말처럼 우리말 어휘도 영어 단어 외우듯, 의식하고 외우며 사용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는 이러한 질문을 받았었다고 한다. "당장은 이해하기 힘든 책이라도, 어떻게든 읽어보는 게 좋을까요?" 그리고 저자는 그에 대한 답으로, "이해하지 못해도 읽으면 좋습니다. 이해하지 못하면 못해서 기억에 남습니다. 잊고 살다 어느 순간 찾아옵니다. 이제 이해할 수 있을 때가 된 거지요. 그때 다시 읽으면 기막힌 내 이야기가 됩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위 질문을 보는데 <그리스인 조르바>라는 책이 떠올랐다. 정말 읽는 내내 '꼭 끝까지 읽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었는데, 결국은 다 읽긴 했지만, 음... 그 책을 반도 이해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과연 시간이 지나고 그 책을 다시 읽게 되면(같은 책을 또 한 번 읽는 것도 내겐 힘든 일이지만), 새롭게 이해되는 부분들이 있을까 싶다.

 

 어휘가 부족할 때, 사람들은 지시대명사를 많이 동원하고 활용 범위가 넓은 낱말을 남용한다고 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외국인과 영어로 소통할 때, 주로 내가 그러했던 것 같다. 어떠한 상황을 분명 한 단어로 딱 표현할 수 있음에도, 그 한 단어를 몰라 더 많은 어휘를 사용했던 적이나, 상황이나 감정을 묘사할 때 어휘의 부족으로 분명하게 전달하지 못해 아쉬웠던 적이 많았다. 그러고 보면,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노력하지 않고 있었다... 분명 반성해야 하는 부분이다.

 

 사람들은 감정이나 풍경을 묘사할 때, 지상 최고의 찬탄인 양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고 표현하곤 한다. 저자는 그 말이 실은, 어휘가 부족해 그 이상의 언어를 활용하지 못한 걸 수도 있다고 말한다. 조금 웃겼다. 실제로 그런 것 같기도😂

 

 '여명'과 '황혼', 참 좋아하는 순간인데, 항상 그 상황에선 이 단어들이 떠오르지 않는다. '황혼' '황혼' '황혼'😖

 

 조지 오웰은 생각이 언어를 오염시킨다면 언어도 생각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럼 반대로, 언어가 생각을 정화(?)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내 가치관과 행동이 바뀌며, 그에 영향을 주면서, 또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은 '말'인 것 같다. 말을 조심하기 시작하면서 생각을 더욱 깊이 할 수 있게 되었고, 또 생각을 깊이 하면서 행동 또한 조심할 수 있게 됐으니, 어쩌면 언어가 내 생각을 달리해주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어디까지나 가능성이겠지만, 그러한 변화를 한번도 논리적으로 생각해보지 못했었는데, 이렇게라도 정리가 되니 감회가 새롭다.

 

 '차이'를 이용해 득 보려는 자를 기피하라🤔, 충분히 납득이 가는 말이다.

 

 "서로를 축하하고 축복할 구실을 찾자. 오늘이 크리스마스 아침인 것처럼." 크... 참 멋진 말이다😲 그럼 난 산타가 되어, 매일 기쁜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축복의 말을 선물해주고 싶다.

 

 언젠가 써먹을지 모를 수수께끼 모음.

- 도둑이 훔친 돈은? 

- 자가용의 반대말은?

- 다리미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 신발이 화가 나면?

차례대로, 슬그머니, 커용, 피자, 신발끈.

 

 사주 명리에서 재성과 인성은 상생할 수 없는 상극 관계라고 한다. 정말 공존할 수 없는 걸까? 그런데, 또 맹자는 '무항산무항심'이라고, 일정한 재산과 직업이 없어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항상 바른 마음을 유지할 수 없다고 말한다. 참😑 바른 인성을 갖추려면, 재성은 멀리하되, 또 생활은 안정돼야 한다는 거네? 내 목표는 '어른'인가, '바른 인성을 갖춘 사람'인가... 뭐가 됐건, 부자는 못되더라도, 인성을 추구하는 삶이 더 나은 것 같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사실 책 뒤표지에 있는 것 같다. 어른의 어휘력이란, 자신의 말이 상대의 감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 결국은 어휘도 어휘지만, 상대의 마음에 공감하며 배려할 줄 아는 게 우선인 것 같다.

 

 항상 고르는 책이 기가 막히게 좋은 책들인 건지, 아니면 어떤 책이든 다 마음에 드는 건지ㅋ.ㅋ

이 책 역시 아주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배울 점도 많고, 어휘뿐 아니라 새로운 사실들도 배울 수 있었던.

이번 리뷰에는 소제목을 달지 않아보았다. 그냥 주절주절 말하고 싶어서😋

 

음... 그렇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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