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중록

by yrohh 2022. 9. 14.

"어쩌다 읽게 되었나요"
  영화 <사도>를 보고 나서 여운이 깊게 남아, 영조와 사도세자가 대화 나누던 종묘 정전에 직접 가 보기도 하고, 아비로서의 영조에 대한 평가를 직장 상사분과 함께 논의해 보기도 하고, 배우 조승우 씨의 영화 OST <꽃이 피고 지듯이>를 날마다 듣는 등 두 부자에 깊이 빠져 있다, 근래 자주 다녔던 북 카페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흥미로운 마음에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소개한다면"
  이 책은 사도세자의 아내 혜경궁 홍씨가 말년(정조 19~)에 일생을 회고하면서 저술한 책으로, 임오화변뿐만 아니라 당시의 여러 궁중사를 담아내고 있다. 사도세자의 최측근이 쓴 책이기에 편중되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다른 사료들에 비해 당시 상황이 구체적으로 서술되어 있어, 어떠한 저작들보다도 사료 가치가 높다고 한다. 마치 영화의 대본을 읽듯, 한 장 한 장 읽으면서 영화 속 장면들이 새록새록 떠올랐었는데, 아마도 영화 <사도>의 제작에도 이 책이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만약에"
  영조가 왕이 아니었고, 사도세자가 세자가 아니었더라면 두 사람의 관계는 어떠했을까? 왕이 아닌 영조는 사도세자를 아들 '이선'으로만 바라보며 아비로서의 사랑을 베풀 수 있었을까? 이사님께선 영조는 국부로서 행동할 수밖에 없었고, 오히려 사도세자가 세자에 걸맞지 않은 감성을 지녔다고 하셨는데, 말씀을 듣고 나서, 처음엔 너무 사도세자 입장에서만 생각했었나 싶었지만, 다시 생각해 봐도 사도세자가 겪었을 상황을 생각해 보면, 감성을 떠나 어린아이가 감당하기엔 너무나 가혹한 상황이 아니었나 싶다.

 

"그밖에"

  기록으로 남아있는 조선 왕가의 이야기 중 소설 같은 이야기 몇 개를 접해 보면서, 기록되지 않은 조선 천인·상민들의 삶 속엔 얼마나 더 다양한 이야기가 있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혜경궁 홍씨의 글을 보면서, 무언가 사도세자를 위하는 마음이 아들 정조보다 못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무심결에 들었다. 아마 작가도 이 책을 보고 같은 생각이지 않았을까? 뭐랄까, 남편보다 자신과 아들 정조의 안위가 우선인 것처럼 느껴졌다. 사도세자의 아내임에도 불구하고, 영조에게 크게 밉보이지도 꾸중을 듣지도 않았기에, 신의를 잃지 않으려 애썼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 남편이 죽게 되는 상황에 그렇게 이성적일 수 있었던 건, 그녀가 정말 현숙한 사람이었거나, 그녀에겐 정조와 친정이 더 큰 부분이었을지도. 혜경궁 홍씨를 욕되게 하려는 건 아니다. 일생의 모든 역할에 최선과 최고를 보였던 인물이기에.

 

"끝으로"

  조만간 화성시에 위치한 융건릉을 가 보려 한다. 정전에선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무언갈 기대하며.

 

강력 추천.

끗.

728x90
반응형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니체의 말  (2) 2022.09.29
현대 풍수지리 교과서  (0) 2022.09.14
생각 버리기 연습  (0) 2022.08.23
돈의 심리학  (0) 2022.08.15
나는 1,000만 원으로 아파트 산다  (0) 2022.07.2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