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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한가운데

by yrohh 2024. 5. 16.


  같은 문단을 여러 번 읽어봐야 했을 정도로 문체가 다소 난해한 편이었다. 독일 문학의 특징과 별개로 번역과 관련해서, 원문에 가까운 것은 좋았으나 조금 더 의역을 섞었더라면 어땠을까 싶었다. 개인적으로 글을 읽고 음미하는 데, 글의 원형보다 이입과 흐름이 더 중요했기에.

  그 밖에, 작중 화자인 마르그레트의 독백과 대화 글이 어떠한 따옴표나 구분자 없이 혼재되어 있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지금껏 이러한 글을 접해 본 적이 없었기에, 꽤 신선했달까.
 

 
니나와 슈타인

  글을 읽는 내내, 슈타인에게선 답답함을, 니나에게선 미숙함을 느꼈고, 각자의 독특함으로 인해 두 사람의 관계가 혼란스러워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슈타인의 행동이 더 결정적으로 보여, 그가 생각을 줄이고 조금은 무모하게 혹은 용기 있게 행동했더라면 어땠을까도 싶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나이 차이가 20살이란 걸 알고 나니, 어리고 불안정한 대상에게 상대적 어른의 기준으로 존중을 하고 피드백을 기대함으로써 되려 혼란만 야기하는 양상이, 비단 두 사람의 독특함이 아니더라도 상황이 비슷하게 전개되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보통은 슈타인과 달리, 이후에 무엇이 됐건 결단을 내렸겠지만 말이다.

 
 
니나

  처음엔 니나가 정말로 책의 제목처럼, 생의 한가운데서 주체성을 띠며 살아가는 인물처럼 보였다. 하지만 서른일곱의, 이전과는 조금 다른 니나의 모습을 보면서, 과거 슈타인의 일기 속 주체적이고 자유로웠던 그녀의 행동들이 오직 성격에서만 기인한 것은 아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지는 성격과 더불어 어렸다는 것. 위의 두 사람의 관계에서 니나가 아닌, 슈타인에 주안점을 두었던 것도 이러한 생각 때문이었다. 더불어, 언니와의 대화를 제외하곤, 니나의 모습 대부분이 슈타인의 관점(일기)에서만 비치기에, 니나의 사랑 있어서도 달리 해석할 여지가 있어 보였다. 사랑하지 않는다는, 슈타인의 일기 속 니나의 말과 달리, 그녀의 삶에서 슈타인이 갖는 비중은 너무도 커 보였기에, 두 사람이 일찍이 이어졌더라면 그들의 생각과 달리 제법 무난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니나가 방탕, 자살미수, 이혼 등의 방황을 겪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여기서의 요지는 니나가 슈타인을 사랑했다는 것. 어쩌면 그렇게 믿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다.

 
 
끝으로
  초월 번역된 글이 있다면, 이 작품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다. 뭐랄까 완전히 음미하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이 남기에.
 
p.s. 책 추천과 함께, 같이 토론해 준 ㅅㅎ이 고마워🍀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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