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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신

by yrohh 2023. 8. 13.

  형에게 빌린 책으로, 제목과 잠깐 훑어본 내용이 꽤 흥미로워 한번 읽어 보았다.
하나하나가 독립적인 50여 개의 꼭지와, 종교와 밀접한, 정확히는 살벌하게 부정하는 내용을, 어떻게 리뷰해야 할까 고민이다.
 
 
아래는 처음 접한 단어들이다.
 
- 불가지론, 어떤 명제에 대해 알 수 없다고 주장하는 입장을 가리키며, 종교적 의미에서는 신의 존재 여부를 알 수 없다는 관점을 말한다.
- 인본 원리, 대략적으로는 우주가 현재의 인간에 맞춰 만들어졌다는 개념이다.
그동안 여러 변화 속 수많은 생물종이 나타나고 사라졌듯, 인류도 그중 하나에 불과할 텐데, 십억 단위의 시간을 무시한 채, 현재의 시점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건, 마치 세 살짜리 아이가 인간의 일생을 논하는 격 아닐까.
- 우생학, 유전형질 가운데 우수한 것을 선별, 개량하여 유전적 품질(genetic quality)의 향상을 도모하는 과학적 신념으로, 현대 생물학계에서는 폐기된 과학이론이다.
- 교조적인, 어떤 원리나 이론, 사상 등을 절대로 변하지 않는 진리처럼 여겨 덮어놓고 그대로 지키려 하는 것을 말한다.
 


개별로 읽을 땐 잘 읽히지 않던 성경이, 책에서 언급된 부분들만 찾아 읽을 땐 술술 읽혔다🤔 배경지식의 부족이었던 걸까, 다음엔 성경과 함께 읽을 수 있거나, 각 시기를 요약한 책이 있다면 한번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 책에서 언급된 부분 중, 현재의 관점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건 무리가 있지만, `창세기 19장`과 `판관기 19장`은 조금 충격이었다.

 


아래는 인상적인 구절들!


두 번 다시 없을 거야
이토록 아름다운 삶은

에밀리 디킨슨의 문장으로, 책의 주제와 관계없이 너무나 마음이 동했던 구절이다. 고작 두 줄의 문장에, 최근에 읽었던 <연금술사>와 <도덕경> 그리고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의 인상(印象)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무수히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는 게 참 인상적이었다. 

+ `YOLO`와 같은 의미이지만, 와닿는 느낌이 다른 것도 웃기다. 이런 게 갬성의 중요함일까.

우리는 도킨스에 비해 논리적으로 철저하게 따지지 않으며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적당히 넘어가곤 하니까 말이다. 뭐 그렇게 핏대 세우고 그래? 누군가 술을 따라주면서 도킨스에게 그렇게 말할 것도 같다. 어쩌면 그것이 동서양의 차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그것이 바람직할까?

옮긴이의 말 마지막에 등장하는 구절로, 나 역시 동양인이라 그런지, 나 아닌 누군가에게 말하기 어려운, 혹은 예민한 주제 중 하나인 `종교`에 대해 저자가 철저히 논박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대담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비단 종교뿐만 아니라, 어떠한 주제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의견이 오갈 수 있는 환경이면 좋을 텐데, 의견이 다르다고 배척하거나 심하면 상처를 입히는 경우들로, 사람들이 본인의 의견을 말하는 데 어려움을 갖게 된 것 같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서로 다른 의견이 자유롭게 오가면서, 책에 등장하는 `옥스퍼드 대학교의 존경받는 노학자`처럼 `근본주의`나 `교조적인` 태도를 버리고, 끝내는 모두가 `정의`에 도달하는 것이 이상적인 사회가 아닐까 싶다.

 

 

내용이 어렵기도 하고, 주제가 리뷰로 남기기엔 조금 조심스럽다 보니, 오랜만에 조금 애를 먹은 것 같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10개의 장 각각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도 좋았을 듯싶다. 분량이 많기도 하고, 인덱스📑가 붙여있지 않은 부분들의 내용들에 대해선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보니 엄두를 못 냈지만.

 

독서할 때, 인덱스 붙이는 것 말고도, 리뷰에 남기고 싶은 생각들은 포스트잇에 적어 함께 붙여놓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동 중엔 힘들겠지만..😛

 

이러한 책들을 가끔 접할 때마다, 책과 가까워진 것에 대해 참 감사해지는 것 같다. 배움과 별개로, 사고를 말랑말랑하게 해 주는 것 같달까. 특히 새로운 자극이나 정보를 얻기에 일관된 생활패턴과 좁은 행동반경을 가진 내게는 더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아무튼 완독 하고, 리뷰 쓰는 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참 생각할 점이나 배울 점 많은, 종교 유무를 떠나 모두에게 유익할 수 있는, 그런 괜찮은 책이라 말하고 싶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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