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죽음의 수용소에서

by yrohh 2023. 8. 15.

  왜 읽었더라? 아마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고 나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대한 궁금증에 이것저것 찾아보다, 이 책을 발견해 읽게 된 것 같다.

 

  인상 깊었던 구절로는,

 

1_

아직 일상에 접목은 못 해 봤지만, 니체의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무언가 살아감에 있어, 어떤 방법론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기에.

 

 

2_

그때 한 가지 생각이 내 머리를 관통했다. 생애 처음으로 나는 그렇게 많은 시인들이 시를 통해 노래하고, 그렇게 많은 사상가들이 최고의 지혜라고 외쳤던 하나의 진리를 깨달았다. 그 진리란 바로 사랑이야말로 인간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이고 가장 숭고한 목표라는 것이었다. 나는 인간의 시와 사상과 믿음이 설파하는 숭고한 비밀의 의미를 간파했다.

 

'삶의 이유'에 대해 고민할 때, 사람은 사랑하기 위해 사는 것이라는 이사님의 말씀이 떠오르는 구절이었다. 생각해 보면, 부를 갖기 위한 노력도 내 사람들에게 하나라도 더 나누기 위함이었고, 올바른(?) 가치관과 태도를 견지하려는 것도 그들을 따스하게 포용해 주기 위함이었기에, 궁극적으로 내 삶의 목표 또한 '사랑'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3_

스피노자의 

 

감정, 고통스러운 감정은 우리가 그것을 명확하고 확실하게 묘사하는 바로 그 순간에 고통이기를 멈춘다.

 

라는 말을 보면서, '사람 사는 게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구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인간은 명확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불안해하고 고통스러워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커리어와 미래에 대한 고민에 스트레스를 받곤 했는데, 어쩌면 삶을 수동적으로 살다 보니 미래가 그려지지 않아, 그 불명확함에 불안해했던 것 같다. 화려하거나 이상적이지 않더라도 능동적으로 미래를 그리고, 그린 모습을 직접 만들어 간다면, 그러한 불안이라는 고통도 사라지지 않을까?

 

 

4_

따라서 우리는 인간 내면에 잠재된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도전장을 던지는 일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해야만 그동안 숨어있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지를 일깨울 수 있다.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마음의 안정 혹은 생물학에서 말하는 항상성, 즉 긴장이 없는 상태라고 흔히 말한다. 나는 정신 건강에서 이것처럼 위험천만한 오해는 없다고 생각한다. 인간에게 실제로 필요한 것은 긴장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가치 있는 목표, 자유 의지로 선택한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투쟁하는 것이다.

 

안 되겠다, 짧은 시일 내에 무언가 저질러야겠다. 온갖 책에서 마음을 불 지피는 것을 보니, 현실에 안주할 운명은 아닌 것 같다. 가치 있는 목표를 향해 도전장을 던지는 게 이상적이겠지만, 무엇이건 도전해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무엇을 도전할지에 대해 고민하면, 아무것도 못 할 것 같다.

 

 

5_

한편 로고테라피에서 활용되는 '역설 의도' 기법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사실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것이다. 즉 마음속 두려움이 정말로 두려워하는 일이 생기게 하고, 지나친 주의 집중이 오히려 원하는 일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사실이다. {...} 땀을 많이 흘릴 것이라고 생각할 때마다 예기 불안이 정말로 땀을 많이 흘리게 만든다는 것이었다. 이 순환 고리를 끊어 버리고자 나는 환자에게 땀을 많이 흘리게 될 것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일부러 사람들에게 자기가 얼마나 땀을 많이 흘릴 수 있는지 보여 주겠다는 생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라고 충고했다. 일주일 후 그가 다시 나를 찾아와서 말했다. 예기 불안을 일으킬 만한 사람을 만날 때마다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전에는 땀을 한 바가지밖에 안 흘렸지만 이제는 적어도 열 바가지는 흘리게 될걸." 그 결과가 어땠는지 아는가? 공포증으로 4년 동안 고생하던 그는 단 일주일 만에 병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위의 '역설 의도'가 만병통치약처럼 모든 사람과 모든 상황에 작용할 순 없겠지만, 무언가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한 번쯤 시도해 볼 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리상의 '이열치열'인 건가.

 

 

  처음 본 단어로는,

 

1_

목가적이란, 농촌처럼 소박하고 평화로우며 서정적인 분위기를 의미한다.

 

 

  여담으로, 일제 강점기 때와 영화 <쉰들러 리스트>, 그리고 이 책의 저자를 보면서, 기술은 정말 여러모로 쓰일 데가 많다는 것과, 특히 의료, 회계와 같이 돈과 생명에 직결되는 기술일수록 더더욱 많은 선택권을 갖게 해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제 수용소에서 있던 우리들은 막사를 지나가면서 다른 사람을 위로하고 마지막 남은 빵을 나누어 주었던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 {...} 수용소에는 남을 위해 희생한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들과 친해진 후 나는 도스토옙스키의 이 말을 자주 머릿속에 떠올렸다. 수용소에서 그들이 했던 행동, 그들이 겪었던 시련과 죽음은 하나의 사실, 즉 마지막 남은 내면의 자유를 결코 빼앗을 수 없다는 사실을 증언해 준다. 그들의 시련은 가치 있는 것이었고, 그들이 고통을 참고 견뎌낸 것은 순수한 내적 성취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삶을 의미 있고 목적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빼앗기지 않는 영혼의 자유이다.

 

이 단락은 위의 인상적인 구절에 넣어도 됐으나, 이 글의 마지막에 남기고 싶었다. 앞으로 어떤 시련이 닥치더라도 나 역시 '다른 사람을 위로하고 남은 빵을 주었던 사람들'과 같이 행동하겠다고, 다짐하고 싶었기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주는 책이 좋은 책이라 한다면, 이 책이 그렇다.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느냐에 따라 다양한 인상도 받을 수 있으니, 최고라 호평하고 싶다.

 

바다를 바라보며 쓴 이번 리뷰는 여기서,

끗!

728x90
반응형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가족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0) 2023.09.03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0) 2023.08.27
만들어진 신  (0) 2023.08.13
손금 해석의 정석  (0) 2023.07.29
설국  (0) 2023.07.2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