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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몸값

by yrohh 2023. 12. 31.

: 이 책을 어떻게 알게 되었고, 왜 읽었는지

  직장 동료분의 소개로 알게 된 책이다. 일본소설이라는 점과 올림픽이라는 실재했던 사건을 배경으로 했다는 점이 흥미로워 읽게 되었다. (직전 문장을 쓰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완전한 허구보다 어느 정도 현실에 기반한 소설이 입맛에 맞는 것 같다.)

 


: 어떤 작품이었는지

  결론부터 말하면, 아쉬운 점 하나 없는, 모두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구체적으로, 일본소설 특유의 분위기와 1964년 일본의 시대상이 잘 드러나 좋았고, 인물과 배경의 섬세한 묘사와 동일한 상황을 인물에 따라 달리 보여주는 인물별 이야기 전개 방식이 좋았다. 생소했던 어휘들을 새롭게 알 수 있었던 점도 👍

 


: 인상 깊었던 부분

  아래는 구니오가 교수에게 보낸 편지 속 인상 깊었던 부분을 발췌한 글이다. 

 

그런 상황이니 노동자들이 자본주의의 모순에 크게 분개할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실상은 지극히 조용합니다. {...} 저 자신도 마찬가지여서 착취 구조의 맨 끝에 있으면서도 쉽게 현실을 받아들여 거의 종복과 같습니다. {...} 노예를 해방시켜주는 것은 노예 측의 지도자가 아니라 지식계급 혹은 유산계급에서 태어난 이질분자, 혹은 테러리스트들이라고 이제야 실감했습니다. {...} 노동자들은 착취의 가장 밑바닥에 있습니다. 그들은 양처럼 얌전할 뿐입니다.

 

구니오의 테러는 깊이 생각할수록 동감하기 힘들었다. 이유인즉, 인간도 결국 생물학적으론 영장류에 속하는 동물이기에 약육강식이라는 자연의 섭리를 따른다고 했을 때, 착취하는 부르주아는 강자이며 당하는 프롤레타리아는 약자일 뿐, 그가 바라는 평등한 사회라는 게 애초부터 섭리에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구니오를 응원했던 만큼, 그의 자본주의의 부조리에 대한 마음과 사회 모습에 대한 견해에 대해선 충분히 공감하고 동감했기에 남겨 본다.

 


: 아는 만큼 보인다

  불과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평범한 대학생에서 필로폰에 찌든 테러리스트가 된 구니오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느꼈다. 가치관이나 일상에서의 의사결정에 환경이 바탕될 거라 생각하니, 보다 객관적인 판단을 위해서 주변 환경과 지난 경험에 확신을 지운 채 언제나 의심을 갖고 바라보며, 지속적으로 여행이나 독서를 통해 새로운 시각과 지식을 얻을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밖에 놀라웠던 사실

  이야기 속 소카지로라 불리는 폭탄 테러범이, 같은 시기에 쿠사카 지로라는 이름으로 실재했었다고 한다 😮 나무위키에서 본 그가 사용했던 폭발물의 형태나 범죄 행태가 시마자키 구니오의 방식과 유사한 것을 보면, 저자가 구니오의 테러를 고안할 때 쿠사카 지로를 일부 참고하지 않았을까 싶다.

 


: 끝으로

  이전부터 '다른 사람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지'라는 태도에 대해선 별 공감도 못하고 항상 부정적이었었는데, 리뷰를 쓰다 보니, 그 이면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정확히는, 위의 태도가 단순히 '따라 하는 행위'가 아니라, 간접적으로 혹은 사전에 어떠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따라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좋게만 말하면 나는 너무 순수한 것 같다. 때론 당장에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나를 내려두고 타인을 따를 필요가 있다. 이해하고 나서는 이미 늦을 수도 있기에.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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