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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감동을 만나고 싶다

by yrohh 2024. 1. 28.

마침내

  이 책은, 히사이시 조에 대한 궁금함으로 그의 다른 집필작인 <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를 읽어보았다가, 기대와 다른 아쉬움에 조금 더 숙고해서 찾아 읽어본 책이다. 다행히 이번에는 히사이시 조라는 사람의 고유한 생각과 가치관을 살펴볼 수 있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핵심 키워드

  이 책에서의 핵심 키워드를 꼽는다면, 아마도 '느낌'이 아닐까 싶다. 글에서 자주 언급되는, 감각, 직감, 감수성, 그리고 감성 모두를 내포하는 단어이기에.

 

 

예술 지식 하나

  그림이나 음악 등의 예술 작품이 어떤 독창적인 감각 혹은 영감에 의해 탄생할 거로 생각했던 것과 달리, 논리라고 하는 구조 95%에 향신료와 같은 창작자의 감각이 더해져서 만들어진다는 저자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입체파 화가로 유명한 피카소의, 일찍이 기본을 통달한 것으로 보이는, 10대 때의 작품들을 함께 생각해 보면, 저자의 말처럼, 예술이라는 건 영감이 아닌, 기본적인 논리가 근간되어야 하는 것 같다.

 

 

삶의 지혜 하나

  "우연히 다가와서 마음을 감동시킨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사람은 어떤 것을 만나도 그냥 흘려보낼 수밖에 없다. 느낌을 기회로 만드느냐 만들지 못하느냐는 그 사람의 직감에 달려 있는 것이다." 느낌을 기회로 만드는 직감이 인생을 살아가는 데도 꽤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어떤 선택을 할 때 느낌에도 귀 기울여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성적이라는 것도 결국, 모든 수가 아닌 경험과 지식이 바탕이 되는 것이기에, 오히려 느낌에 기반한 선택이 더 합리적일 수도 있겠다.

 

 

삶의 지혜 둘

  "시간이 많다고 해서 좋은 작품이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한이 정해져 있는 것은 창작하는 사람에게 매우 고마운 일이다. 인간은 경험이 많을수록 많은 생각을 하고, 그에 따라 필연적으로 결단이 늦어지게 된다. 어디에서 깨끗하게 손을 떼는가. 그 타이밍이 기한이라는 형태로 정해져 있는 것은 오히려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아버지의 말씀이 떠올랐던 문장이다. 생각이 너무 많아 결단이 늦어지거나, 이후 아쉬움이 남았던 걸 생각해 보면, 신중함에도 어느 정도가 있어야 하는 것 같다. 그런 관점에서 '기한'이라는 게 어떤 정도를 정함에 있어 좋은 기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무언갈 선택해야 할 때, 고민이 길어질 것 같다면 기한이라는 기준을 사용해 봐야겠다.

 

 

한번 봐 볼까

  사실 당연하지만, 히사이시 조가 지브리 외에도, 우리나라 영화를 포함한 다양한 작품에 참여했다는 걸 알게 되니 '다른 작품에서의 음악은 어떨까?' 하는 궁금함이 생겼다. 그래서 그가 참여한 작품 중, 평소 매우 조용하고 말이 없다 소개한,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라는 영화를 한번 봐보려고 한다. 성격뿐 아니라, 기타노 다케시의 연출과 그것에 맞게 작곡되었을 히사이시 조의 음악 모두 흥미롭고 궁금해졌기에.

 

 

F가 최고다🤣

  감수성의 중요성에 대해 그다지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었는데, 느끼는 마음이 있을 때 의식을 가질 수 있고, 의식을 가지면 지식은 저절로 따라온다는 저자의 말을 통해서 감수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결국 느끼는 만큼 의식하고 배울 수 있기에, 일상에서 사물과 사람, 그리고 상황에서 느끼는 인상 등을 가볍게 흘리지 않고 기록하여 남기도록 해봐야겠다. 이런 행위가 감수성뿐만 아니라 직감을 단련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겠지.

 

 

그밖에 와닿았던

  "예술가가 되는 것은 특별히 어려운 일이 아니다. 작품의 내용을 별도로 치면, 그냥 자신이 정하면 되는 것뿐이다.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아도 자신만 납득하면 되지 않은가. 본인 입으로 "나는 예술가입니다"라고 말하는 순간부터 그 사람은 예술가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지금까지 만든 작품이 하나도 없어도 된다."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프로가 될 게 아니라면, 누구든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저자의 말처럼, 스스로 독자 혹은 청자로서, 자기 작품에 만족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예술가이지 않을까 싶다. 갑자기 "귀가 있다는 것은 나 또한 내 연주를 듣기 위해서예요."라 말한 <얼음나무 숲>의 바옐 제자가 생각나네.

 

 

히사이시 조

  글을 통해 그에 대해 알게 된 첫 번째, 히사이시 조는 가명으로, 본명은 '후지사와 마모루'이다. 두 번째, 그의 경이로운 작품들엔 그의 독창적인 감수성뿐만 아니라, 탄탄한 음악적 논리가 기초하였다. 세 번째, 상업 음악을 선택하고 집중하였다(상업 음악의 반대는 무엇일까, 솔로 앨범?). 네 번째, 그는 목표지향적인 사람이다. 대중의 마음을 울리는 아름다운 선율을 계속해서 써낼 수 있었던 것도, 어쩌면 '최고'라는 목표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게 아닐까 싶다.

 

 

끝으로

  앞서 말했듯 소기를 이룸과 동시에, '과연 그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얻을 수 있어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결과만 봤을 땐 그저 경이로웠는데, 과정을 어렴풋이라도 알게 되니 진정 한 분야의 프로로 보여 존경심이 들었다. 역시 최고는 그저 되지 않는가 보다.

 

이제 위에 언급한 영화 봐야지.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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